Wednesday, December 17, 2008

hit on the nail

쌈지에서 선배 큐레이터 언니를 만나고 오는 길이다.
칠년간의 습작같은 나의 작업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작품을 팔러 간 작가가 아니라 선배를 사귀러 나갔던 것 같다.
선배는 아무래도 큐레이터니까 좀더 예술스러운 대화를 주고 받기를 원했던 것 같다.

좋은 질문을 많이 해주셔서, 나의 잊혀져가는 창작하고픈 마음이 복귀될 수 있을 것 같다.
예술은 무엇인가? 는 자기 표현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접근법. 한편, 예술꾼들에게 이 질문은 다르다. 그들에게 예술은 현실안에 경계지어진 전문 영역이고, 추세와 담론이 무성성히 피어나고 사라진다. 나도 전문가로써 같은 예술꾼과 함께 담론에 참여해야 하나보다. 사실 그리 즐기진 않지만.

애니메이션 영상을 댄서, 뮤지션들과 함께 퍼포먼스로 풀어내면서 나는 어떤 화두를 가지고 있었던가? 내가 내 작품과 나에대해서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각 실험이 가진 방향성과 의미는?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공유한 생각과, 내가 의도했던 것, 그리고 우리가 임의로 설정했던 소리, 시간, 동작은 어떤 기호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었는가? 내 작업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는? 과 같은 좋은 질문을 해주셨다.

나는 솔직하게 내 개인적인 동기를 이야기 했다 : ) 선배앞이니까 내 자신이고 싶었던 것? 언니가 재차 대답좀 제대로 하라고 해서, 예술적 선언, 용어, 시기 적절한 포장을 다시 떠올려보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은 왜일까? 삼년 내내 펀드받고 프로젝트 발표하면서 입에 달고 살았는데 말이다. 다 사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안에서 내가 진심으로 믿고 있는 것들을 추려내어 봐야겠다.

전철을 타고 집에 오는데 갈아타는 역에서 한참을 헤메고,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고 잠에 골아떨어졌다. 푸훗. 내 작품보다가 언니가 막 졸던게 생각난다. 수면제가 들어있었나? 과거 망각용 수면제.언니, 만나서 반가워요. 한국에 돌아와서 나는 일상과, 사람과, 일에 더 많이 기쁘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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